초등학교 5학년인 서영후 군은 늘 말이 없다. 못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는다. 함묵증(緘默症) 증세를 보이는 영후 군에게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영후는 어려서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렸다. 술만 마시면 폭언을 일삼던 아버지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로 인해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또 낯가림이 심하고 표정이 어둡다 보니 혼자인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 교원 가족들이 마음을 모아 영후에게 심리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영후는 일주일에 한번씩 상담사와 만나 미니북 만들기, 점토공예, 요리수업 등을 함께한다. 처음엔 상담사의 질문에 대답은커녕 눈길도 주지 않던 영후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비록 짧은 말 한마디와 조그만 몸짓이지만 주변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