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베스트 여행코스] 꽃보다 싱그러운 가평

인재채용팀 2015. 8. 21. 18:36

가평은 북한강에서 물놀이하기 좋고, 각종 휴양림에서 휴식하기도 좋은 곳이다. 넓은 면적만큼 다양한 오락거리가 있어 가족끼리 친구끼리 부담 없이 다녀오기에 좋다. 의외로 관광지 사이를 이동하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올 여름 ‘비전센터 가평’에 머문다면 이를 중심으로 동선을 잘 짜보자. 쁘띠프랑스, 아침고요수목원, 제이드가든, 남이섬 등 가평의 유명한 관광지를 소개한다.
글ㆍ사진 _ 배나영 작가

 

1 쁘띠프랑스에는 프랑스의 전원마을처럼 꾸며진 낮은 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2 쁘띠프랑스 야외공연장의 마리오네트 공연은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어린 왕자야 반가워! 쁘띠프랑스
쁘띠프랑스는 말 그대로 풀이하면 ‘작은 프랑스’다. 이곳에는 프랑스의 전원 마을처럼 꾸며진 낮은 지붕의 집들이 모여 있고, 곳곳에 어린 왕자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들이 늘어서 있다. 프랑스의 생텍쥐페리 재단과 국제 라이센스 계약을 마친 쁘띠프랑스. 그래서인지 생텍쥐페리 기념관에 들어서면 작가가 어린 왕자를 집필할 때의 초고라던가, 직접 그린 보아뱀과 양의 그림도 만날 수 있으며, 작가 연보나 화보 등 각종 자료들이 잘 구비되어 있다.
쁘띠프랑스는 생각보다 넓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다. 입장하면 야외극장에서 열리는 마리오네트 공연 시간표를 기억해두자. 마리오네트 공연은 앞자리에서 눈을 크게 뜨고 볼만하다. 줄 끝에 매달린 인형들의 감정을 따라 안타까워하고 행복해지기도 하는 경험은 흔치 않으니까. 인형들은 각기 다른 에피소드로 등장해 관객들과 가깝게 호흡한다.
오르골 하우스에서도 공연이 열린다. 유럽에서 수집한 오르골들은 수백 년의 시간을 품고 있다. 벽면 한 쪽을 장식할만한 커다란 오르골에서부터 작고 귀여운 오르골까지, 요정의 목소리 같은 오르골 소리가 궁금하다면 공연시간에 맞춰 찾아가보자.
프랑스 전통주택의 내·외부를 재현한 전시관, 프랑스의 전통놀이방, 전망대까지 빠짐없이 둘러보자. 조경이 잘 되어있어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근사하다. 그래서인지 방송에도 자주 등장했다. <베토벤 바이러스>나 <별에서 온 그대> 같은 유명 드라마의 촬영지여서,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건물 곳곳에는 ‘강마에’가 쓰던 책상이나, ‘천송이’가 쓰던 대기실을 찾아볼 수 있다.
강에서 솔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쁘띠테라스에서 잠시 쉬었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자. 비전센터 가평에서 가까운 곳에 꽤 유명한 막국수 집이 있다. 막국수에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으면 더위가 싹 가실 만큼 시원하다. 비전센터 가평에서 1박을 한다면 아침 일찍 일어나 촉촉한 물안개를 헤치며 산책을 해보자. 소나무와 어우러진 호수의 풍경이 근사하다.

 

3 아침고요수목원에는 사시사철 화려한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4 제이드가든 입구의 독특한 붉은 색 건물을 지나면 유럽스타일의 정원이 펼쳐진다.


싱그러운 아침을 시작하는 아침고요수목원
이름을 참 잘 지었다. 아침고요수목원은 이름 때문인지 꼭 아침에 가야 할 것만 같다. 아침에 조금만 서두르면 조붓한 오솔길을 마치 우리 집 정원인양 거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3월이면 야생화가 피어나기 시작해 4월과 5월이면 화려한 꽃들이 절정을 이룬다. 6월에는 붓꽃과 꽃창포가 보라색 물결을 이루고, 7월에는 푸르른 수국이 들판을 덮는다. 8월에는 무궁화가, 9월에는 들국화가 가을을 알린다. 10월과 11월에는 국화와 단풍이 그윽하다.
수목원은 각종 테마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분재정원에는 소나무와 향나무, 소사나무로 가꾸어진 크고 작은 분재작품들이 커다란 나무들과 어우러져 멋스럽다. 고향집 정원은 초가집 앞에 장독대가 놓여 있어 푸근한 고향의 느낌을 준다. 서화연은 폭포가 떨어지는 연못 위로 정자가 자리해 그림같이 아름답다.
아침 일찍 나서느라 끼니를 챙기지 못했다면 분재정원 옆에서 시골된장찌개를 먹을 수 있다. 한국정원 근처에는 전통찻집이, 하경정원 근처에는 커피숍이 있어 차 한 잔과 함께 하는 푸르른 여유를 즐길 수 있겠다.


유럽의 정원을 산책하는 기분, 제이드 가든
제이드 가든은 아침고요수목원과는 또 다른 느낌의 수목원이다. 제이드 가든에 입장하고 나면 각각의 정원이 유럽의 어느 나라 풍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된다. 그저 발 밑에서 나는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하얗게 마른 나무 껍질이 발 밑에서 자그락자그락 소리를 낸다. 들뜬 발걸음이 살며시 춤을 춘다.
안내장을 받아 들고 보면 산책로가 A, B, C코스로 나뉘어져 있다. 어디로 갈지 고민하지 말고, 추천코스를 따라 걷자. 코스를 넘나들며 가장 풍성한 볼거리를 따라 걸을 수 있다. 덥다 싶으면 나무 그늘이 나오고, 그늘에는 어김없이 벤치가 놓였다. 인공적이면서도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숲길에서 사부작 사부작 걸어보자.

 

5 남이섬의 메타세콰이어길에 서면 하늘에 길을 낸 나무들이 싱그럽다.


하루 종일 머물고 싶은 남이섬
남이섬은 마음만 먹으면 하루 종일이라도 무궁무진한 즐길 거리를 찾아낼 수 있는 섬이다. 남이섬을 ‘나미나라공화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상상의 즐거움이 가득한 동화나라를 표방하며, 독립적인 국가를 선언하는 당찬 이름이다. ‘나미나라’라는 이름에 걸맞는 국기도 있고, 기념 우표도 있고, 쓰이지는 않지만 ‘남이통보’라는 기념 주화도 있다니 재미있다.
10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 남이섬에 닿으면 섬을 관통하는 가장 큰 길로 걸어 들어간다. 왼쪽은 하얀 풍선 같은 램프가 달린 은행나무 길이고, 오른쪽은 잣나무 길이다. 미니 기차를 타고 들어갈 수도 있고, 자전거를 대여할 수도 있다. 전기자전거도 있고, 커플용·아이들용 자전거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섬 구석구석을 살피기 좋다.
남이섬은 14만평의 정원이라고도 불린다. 연꽃이 피어있는 연련지, 참신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재활용환경정원, 유명한 메타세콰이어길, 가을이면 금빛으로 빛나는 송파은행나무길, 버드나무가 운치있는 정관백련지 등 하루 종일 다 둘러보기 힘들 만큼 넓은 정원이다. 가끔 다람쥐와 청솔모가 나타나 사람들을 놀래키곤 한다. 남이섬은 잘 가꿔놓은 자연의 모습으로도 즐거움을 주지만, 쉴새 없이 열리는 각종 콘서트와 문화행사들이 다채로움을 더한다.

 

 

 

<교원가족 2015.7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