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베스트 여행코스] 꽃향기 휘감은 포천

인재채용팀 2015. 5. 21. 19:17

봄을 만끽하기에 수목원만큼 좋은 곳이 또 있을까. 포천은 수목원의 고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광릉국립수목원은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고, 그 외에도 평강식물원, 뷰식물원, 유식물원, 나남수목원 등 수목원과 식물원이 많다. 뿐만 아니라 꽃과 허브향이 가득한 허브아일랜드와 폐채석장이 눈부신 계곡으로 변모한 포천아트밸리가 있다. 포천에는 발길이 닿는 곳마다 봄이다.
글ㆍ사진 _ 배나영 작가

 

1 허브아일랜드에는 거대한 온실이 있어 사계절 내내 싱그러운 허브를 즐길 수 있다.
2 허브아일랜드 내 기념품 가게는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이 저마다의 향기를 내뿜으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코끝으로 손끝으로 허브향기를 느끼다
허브아일랜드로 가는 길은 언제나 두근거린다. 싱그러운 식물들을 바라보면 누구라도 가슴이 설렐 것이다.
허브아일랜드는 생활 속의 허브를 테마로 한 관광농장이다. 부지가 13만평으로 꽤 넓다. 넓은 공간을 활용해 ‘물의 도시’ 베네치아처럼 곤돌라를 운항하고, 미니농장과 체험장, 다양한 레스토랑과 상점들을 세웠다. 하지만 허브아일랜드의 백미는 역시나 거대한 온실이다. 250여 종의 허브와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는 허브식물박물관은 온실로 되어있어 사계절 내내 화사하고 푸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온몸을 감싸는 허브의 향기!
스피아민트와 애플민트는 바닥에서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키가 큰 로즈마리는 터널을 만들어 손짓한다. 로즈마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면 은은한 향기가 손에서도 배어난다. 숨을 깊게 들이쉰다. 온몸에서 허브향이 나는 듯하다. 천장을 뚫고 자랄 듯한 바나나나무와 신기하게 자라난 고무나무 등 열대식물들도 우거져있다. 곳곳에는 벤치가 놓여있어 하염없이 꽃을 바라보거나 사진을 찍기에 좋다.
마침 4월 말까지 로즈마리축제가 열려 로즈마리 비누를 만들거나 로즈마리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이 기간에 불빛동화축제도 함께 열린다. 해가 뉘엿뉘엿 할 때쯤 저녁을 먹고 다시 정원으로 나오면 한낮의 풍경과는 또 다른 환상적인 정원의 모습을 즐길 수 있다.


물안개 자욱한 호숫가를 거닐다
산정호수는 고요한 아침을 흔들어 깨우는 물안개로 유명하다. 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뽀얀 물안개가 춤을 추면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는 조용히 일어나 기지개를 편다. 호숫가를 따라 나무데크로 포장된 길을 사뿐히 걷는다. 나무 끝에 매달린 연두색 잎사귀들과 아침 인사를 나누며 신선한 아침 공기를 들이마신다.
산정호수에서는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스케이트와 썰매를 타고, 여름이면 각종 놀이기구와 보트를 탈 수 있다. 산정호수 근처에는 유명한 관광지가 많다. 등룡폭포나 비선폭포, 명성산과 백운계곡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아침 산책이 끝나면 그 중 가장 가까운 자인사에 들러보자.

 

3 포천아트밸리의 천주호는 바닥에 화강토가 깔려있어 에메랄드색 물빛이 반짝인다.
4 산정호수 입구에 위치한 조각공원을 둘러보며 쉬엄쉬엄 산책을 시작하자.
5 근사한 산세를 배경으로 한 자인사에 가면 풍채가 좋은 포대화상이 넉넉한 미소로 맞아준다.


산정호수를 발아래 내려다보는 자인사는 고려 때 지어진 절이다. 폭정으로 왕건에게 쫒기던 궁예가 이곳에 터를 잡고 기도를 했다고 전해진다. 명성산의 이름은 산속에서 궁예와 식솔들의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아서 붙여졌다고 한다.
자인사 뒤로 펼쳐진 산세가 근사하다. 그러고 보니 극락보전 앞에는 이곳이 천하의 명당이라는 비문이 놓여있다. 자인사에는 넉넉한 풍채의 포대화상이 있다. 포대화상은 중국 당나라 말기에 실존했던 스님인데, 항시 포대를 메고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니면서 공양을 받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고 한다.
평강식물원은 산정호수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목에 자리한다. 각종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이곳은 넓은 부지를 아기자기하게 꾸며두어 어느 계절에 가도 운치가 있다. 수련이 가득해 여름이면 찬란함을 더하는 연못정원, 자연 생태를 바로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습지원 등 12개의 테마로 조성되어 있다. 봄이면 넓은 잔디광장이 소풍 나온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사계절 내내 꽃으로 가득한 온실도 사랑스럽다.


에메랄드빛에 마음을 담그는 아트밸리
포천아트밸리는 원래 버려진 돌산이었다. 화강암을 캐내면서 자연경관이 훼손되었고, 소음과 먼지로 주거환경도 나빠졌다. 하지만 자연의 회복력은 새로운 경관을 만들어냈다. 화강암을 캐낸 웅덩이에 빗물이 모여 에메랄드빛 호수가 만들어진 것이다. 푸르른 물이 가득 담긴 천주호에는 화강토가 깔려있어 아름다운 물빛을 내비친다. 맑은 호수에는 가재와 도롱뇽, 피라미가 서식한다.
포천아트밸리는 화강암 절벽을 배경으로 무대를 설치하고, 화강암으로 건물을 지어 전시회를 연다. 새롭게 태어난 야외 문화예술공간이다.
포천아트밸리에 설치된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는 동안 기분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근사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어 감성을 자극한다. 하늘공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천주호도 근사하다. 조각공원뿐만 아니라 천문과학관과 치즈카페도 있어 쉬엄쉬엄 둘러보기에 좋다.

 

6 산사원의 널찍한 정원에는 어린아이 키를 훌쩍 넘는 400여개의 옹기에서 전통술이 익어간다.


포천의 물과 바람이 빚어내는 전통술
어린아이 키만한 옹기독에 세월을 담았다. 산사원의 바깥 정원에는 단정하게 줄을 선 400여 개의 옹기에서 술이 익는다. 옹기는 스스로 숨을 쉬기 때문에 일교차와 연교차가 큰 포천에서 술이 더욱 잘 숙성된다.
‘산사나무 정원’이라는 뜻의 산사원은 전통술박물관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집에서 술을 빚어 손님을 맞고 명절을 지냈는데, 일제 때 주세법이 공표되면서 금지되었다고 한다. 산사원에서는 소박하지만 찬란했던 조상들의 술문화를 보여준다. ‘김씨부인 양주기’라는 디오라마가 천천히 돌아간다. 전통술을 빚던 과정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설명한다. 각종 술을 시음하고 술지게미로 만든 안주를 시식할 수 있으며, 술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교원가족 2015.4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