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온천, 도고온천, 아산온천이 있는 아산은 예로부터 임금의 여행지였다.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삽교천과 현충사를 둘러보고 온양온천에서 목욕을 하는 것이 신혼여행 코스였다. 뜨끈한 온천이 생각나는 요즈음 아산으로 가보자. 갈대가 춤추는 영인산 자연휴양림과, 초가지붕 둥근 박이 익어가는 외암리 민속마을, 연못과 조경이 아름다운 현충사, 코스모스길을 달리는 아산레일바이크까지 가을의 아산은 참 아름답다.
글ㆍ사진 _ 배나영 작가
영인산 자연휴양림의 습지지구에는 은빛으로 물든 갈대가 출렁인다.
은빛 갈대의 춤, 영인산 자연휴양림
갈대가 사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온몸으로 가을을 반긴다. 영인산 자연휴양림 수목원의 습지지구에서는 하루 종일 은빛 갈대가 춤을 춘다. 영인산 수목원에 주차를 하고 수목원 습지지구까지 약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자. 길가에 국화를 잘 가꾸어놓아 걷기에 심심하지 않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갑자기 확 트인 잔디광장이 나타난다. 사람들은 그늘마다 돗자리를 펴고 여유를 즐긴다. 금빛으로 물든 잔디밭 너머 은빛으로 출렁이는 갈대숲이 있다. 생태연못으로 조성한 데크 주위로 갈대가 너울대는 풍경이 황홀하다.
영인산은 예로부터 산이 영험하다고 해서 영인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맑은 날이면 산 정상에서 서해바다와 삽교호, 아산만 방조제와 아산만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산림박물관 앞에서 ‘스카이어드벤처’를 타면 1분만에 다시 주차장까지 돌아올 수 있다. 15명 내외의 모둠을 만들면 숲 해설 신청이 가능하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현충사
현충사는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숙종32년에 세워진 사당이다. 숙종임금이 현충사라는 현판을 내렸다. 일제강점기에 충무공의 묘소가 은행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을 때 전국 각지로부터 성금이 모여 1932년 현충사를 다시 세우게 되었다.
‘정려’는 충신이나 효자, 열녀가 났을 때 마을 입구에 임금이 하사한 편액을 세워 표창하던 일을 일컫는다. 현충사의 정려에는 충무공을 포함한 다섯 분의 편액이 모셔져 있다. 정려 뒤편의 연못에는 잉어와 붕어가 펄떡인다. 현충원에는 충무공이 살았던 옛집도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집 옆으로 두 그루의 근사한 은행나무가 활터를 내려다본다. 현충사의 본전까지는 꽤 거리가 있다. 잘 가꾸어진 조경을 감상하며 쉬엄쉬엄 걸어보자.
현충사 본전으로 가는 길에는 소나무들이 절이라도 하는 듯 납작 엎드렸다. 마치 위대한 인물에게 존경을 표하는 듯하다. 향내음이 피어오르는 현충사에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매표소와 가까운 충무공 이순신 기념관 내에 전시실과 4D상영관이 있어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전시실의 한산대첩 영상과 4D상영관의 노량해전, 명량해전 영상은 어른과 아이 모두 좋아할 만하다.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현충사 앞에는 소나무들도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한다.
유럽풍의 지중해마을과 한국적인 온양민속박물관
현충원에서 약 10분 거리에 지중해마을이 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구경할 만큼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지만 깔끔한 점심식사를 하거나 커피 한 잔을 하자는 핑계로 들르기에는 괜찮은 곳이다. 마을 전체가 유럽풍으로 조성되어 지중해마을이라고 불린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길가에 주차된 차들이 경관을 해치는 것이 아쉽다. 짬뽕집도 많고, 한식집과 고깃집도 많다. 디저트 카페도 다양해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온양민속박물관으로 향해보자.
온양민속박물관은 사립민속박물관이다. 한국인의 전통생활문화사를 한눈에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한국인의 삶, 한국인의 일터, 한국문화와 제도로 이어지는 전시실을 돌아보면서 우리 민족이 오랜 세월 지켜온 민속 문화를 공부할 수 있다. 전시실이 널찍하고 전시된 마네킹도 촌스럽지 않다. 야외 공간도 넓어서 산책하기 좋다.
온양민속박물관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각양각색의 탈이 개성을 뽐낸다
전통마을의 정취를 간직한 외암리 민속마을
기와지붕, 초가지붕 할 것 없이 주홍색 감이 주렁주렁 늘어졌다. 6km에 달하는 자연석 돌담은 열렸다 닫혔다 하며 길을 드러낸다. 돌담 위로는 탐스러운 박이 열렸다. 마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직접 담근 장을 파는 집도 있고, 엿 만들기 체험이나 천연 염색 체험을 하는 집도 있다.
아산의 지중해마을이 초현대적인 감각을 자극한다면 외암리 민속마을은 구수하고 따뜻한 감성을 만족시킨다. 충청지방 고유의 격식을 갖춘 반가의 고택과 초가, 돌담, 정원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이 마을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다. 중요민속문화재 236호로 지정된 외암마을에는 가옥 주인의 관직명이나 출신지명을 따서 참판댁, 감찰댁, 교수댁, 종손댁처럼 택호가 정해져 있다.
마을에서 떡메치기, 전통혼례, 전래구전 노래배우기 등 체험프로그램을 예약제로 진행한다. 민박도 운영하고 있어, 옛집에서 하루를 묵으며 고즈넉한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외암리 민속마을에는 시골 외할머니 댁을 떠올리게 하는 고즈넉한 마을의 정취가 살아있다.
코스모스와 벼이삭이 반겨주는 아산레일바이크
옛 도고온천역을 레일바이크 승차장으로 만들었다. 기차가 지나다니던 철길 위를 이제는 레일바이크를 타고 천천히 여행한다. 철길을 따라 한들거리는 코스모스와 누렇게 익은 논이 정겹다. 처음 출발할 때는 내리막길이라 신이 난다. 돌아오는 길은 약간의 오르막이지만 겁먹지 말자. 함께 탄 사람들의 단결력과 협동심을 시험하다 보면 어느새 자동운행 모드로 변신한다. 왕복 5.2km의 거리를 40분 정도 왕복하다 보면 바람도 좋고, 경치도 좋다.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레일바이크와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건널목이 나오면 브레이크를 잡는 것도 쏠쏠한 재미. 아기자기한 포토존을 구성해두어 기념사진을 남기기에도 제격이다.
철길 위에 놓여진 레일바이크를 타고 천천히 달리며 시골길의 경치를 즐겨보자.
진짜 상륙함과 구축함을 만나는 함상공원
우리 해군의 상륙함과 구축함을 고스란히 살려 군함테마공원을 만들었다. 바다에 띄워진 길이 100미터, 규모 4000톤의 상륙함과 길이 120미터, 규모 3500톤의 구축함에 들어가본다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경험이다. 함정 안에서는 이순신과 장보고에서부터 지금의 우리 해군에 이르기까지 해군의 역사, 제복의 변화 등의 전시를 볼 수 있고, 조타실과 전투정보실, 통신실도 둘러볼 수 있다.
함상공원에 굳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재미가 크다. 배 모양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미끄럼틀과 해병대 훈련을 연상시키는 각종 놀이기구가 어른에게도 유혹적이다. 어둑한 함정보다 환한 햇살 속에서 뛰어노는 쪽이 아이들에게는 더욱 즐거운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Travel Tip
영인산 자연휴양림 입장료는 1000~2000원. 스카이어드벤처 이용료는 어른 1만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041-540-2479
현충사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은 9시부터 18시까지이나 동절기(11월~1월)에는 17시까지만 가능하다. 041-543-2819
지중해마을 족발, 짬뽕, 보쌈, 브런치나 피자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전반적인 가격대는 약간 높은 편.
인터넷으로 맛집을 검색할 때는 홍보성 포스팅을 주의하여 메뉴를 고르자. 마을 남쪽의 녹지 앞에 주차가 가능하다.
온양민속박물관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일반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초등학생 및 유아 3000원. 041-542-6001
외암리민속마을 입장료는 1000~2000원이며, 6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무료. 입장시간은 9시부터 17시 30분까지이며, 동절기에는 17시까지 가능. 주민이 거주하는 가옥 내부를 관람하고자 한다면 미리 양해를 구해야 한다. 041-540-2110
마고 마고정식은 인당 1만2000원. 수육과 묵전, 소불고기 뚝배기와 된장국, 강된장, 보리비빔밥까지 푸짐하다. 041-544-7157
아산레일바이크 매일 9시부터 18시까지 운영한다. 레일바이크 한 대에 최대 4인까지 탑승 가능하며, 탑승인원에 따라 이용료는 인당 6000~9000원. 인터넷을 통해 더 저렴하게 티켓을 예약 · 구매할 수 있다. 041-547-7882
함상공원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청소년과 어린이 5000원이며, 레일바이크 티켓 소지 시 20% 할인해준다. 041-363-6960
함상공원 근처에는 횟집들이 즐비하다. 간단한 식사로 칼국수, 회덮밥, 알밥 등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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