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人] 구몬 논현지국 최재성 선생님
올해로 23년차인 구몬 논현지국 최재성 선생님에겐 늘 ‘최고’ ‘1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2019년 6월엔 실적 평가 전국 1등에도 올랐다고.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느라 몸과 마음이 지쳤을 법도 한데, 그는 언제나 즐겁다. 그리고 이게 바로 자신만의 회원관리 노하우라고 이야기한다. 대체 무슨 말일까.
글 _ 장홍석 / 사진 _ 장서우으면
알 길이 없다
‘좌충우돌’ ‘우여곡절’ 그의 데뷔전
“해도해도 너무 울더라고요. 오죽하면 제가 울지 말라고 야단을 쳤다니까요. 그 당시에 멋을 낸다고 007가방을 들고 다녔는데요. 당황한 나머지 가방 뚜껑도 닫지 않은 채 들어서, 안에 있던 잡동사니가 우르르 쏟아지기까지 했어요. 결국 그 회원과의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제가 봐도 참 못미더운 선생님이었어요(웃음).”
어느덧 23년차 베테랑인 최재성 선생님에게도 ‘처음’은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있다. 평소 교회 주일학교에서 아이들과 잘 어울렸던 터라 자신 있게 도전했지만, 가르친다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었다. 게다가 그는 이목구비가 깊고 뚜렷해서 살짝만 인상을 찌푸려도 아이들이 겁을 먹고 울어버렸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구몬선생님을 선택했으니 갈 곳이 없었어요. 힘들더라도 참아야 했죠. 나중에 알았는데요. 제가 워낙 퇴회가 많다 보니, 동료 선생님들이 저를 두고 3개월 내에 관둘지 말지 내기도 했더라고요(웃음).”
당시 그는 교육과 전혀 상관없는 분야인 안경 회사에서 일했다. 우연치 않게 바로 맞은편 집에 살던 구몬선생님을 알게 됐고 그와 친분이 쌓이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무엇보다 그 선생님이 제시했던 포상과 비전이 저를 혹하게 했어요. 그때만해도 연말에 실적 1등 선생님에겐 부상으로 자동차가 나왔거든요. ‘분명 1등해서 자동차를 받는 선생님도 똑같은 사람인데, 나라고 못할 거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 안되면 남들이 100걸음 걸을 때, 나는 200걸음 걷겠다는 마음이었죠. 약간은 무모하고, 용감하게 뛰어들었어요(웃음).”
“아이가 저와 있을 때 웃고, 저를 좋아하면
구몬으로 공부하는 시간을 기다리겠죠.
그러면 학습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어 있어요.”
아이의 웃음이 거실까지 들리도록
그는 계속해서 퇴회가 이어지자, 이를 반전하기 위해 고민했다. 그리곤 회원, 학부모와의 첫 만남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상담할 땐, ‘이 학부모가 나에게 기대하는 게 뭘까?’를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저는 입회상담을 할 때 다짜고짜 구몬학습을 권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이 친구는 고등학교에 가면 수학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요. 지금부터 잘 잡아줘야 해요’라고 얘기하죠. 그리고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구몬수학을 제안하는 거예요. 공부를 하는 이유는 지금 당장보다 미래를 위해서니까요. 아이의 성장을 함께 고민한다는 점에서 부모님의 신뢰도 받을 수 있고요.”
남자이기 때문에 겪는 선입견도 이겨내야 했다. 직접 만나보지도 않고, 남자선생님이란 이유로 거절 당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래서 그는 한 번 한 번의 수업이 무척이나 소중했다. 수업이 시작되는 순간, 빠른 시간 안에 자신에게 얹어진 편견과 오해를 다 깨야 했다.
“1분 안에 승부를 봐야 합니다. 아이의 웃음이 30초마다 한 번씩 거실에 퍼져야 해요(웃음). 그래야 어머님들이 안심하죠. 아이가 너무 웃어서 ‘선생님은 우리 애를 가르치러 온 건지 같이 놀러 온 건지 구분이 안돼요’라고 농담하는 어머님이 계실 정도예요(웃음). 아이가 저와 있을 때 웃고, 저를 좋아하면 구몬으로 공부하는 시간을 기다리겠죠. 그러면 학습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어 있어요.”
그는 별다른 홍보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수업 문의가 계속 이어진다. 그의 스마트폰은 상담전화로 불이 나서 심할 때는 전원을 꺼둬야 할 정도다. 이쯤 되자 그의 스킬이 궁금해졌다. 아이를 30초마다 웃기고, 아이가 선생님을 찾게 만드는 것. 대체 그에겐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득한 저만의 방법이라 공개하기 곤란해요(웃음). 전반적으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예로 저는 손인형을 자주 사용해요. 같은 말이라도 선생님이 하는 것보다 인형이 말을 하면 아이들이 훨씬 집중하고 좋아하거든요.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도 친근하게 다가가는 데 효과적이에요. 참 사소하고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게 모여서 아이와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거죠. 듣기만 하는 것보다 저와 수업 동행을 해보면 바로 아실 거예요(웃음).”
22년을 한 곳에서
최재성 선생님에겐 독특한 이력이 있다. 바로 22년간 한 아파트를 관리했다는 것. 그는 구몬선생님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파트와 인연을 맺었고, 입소문을 타며 600과목 넘게 관리하게 됐다.
“한 가구당 2~3번씩 세대가 바뀌었어요. 제가 가르쳤던 회원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이젠 그 아이를 가르치는 경우도 있죠. 대를 물려서 저와 인연을 맺은 회원들이 많아요(웃음).”
22년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가다 보니 동네 주민들 모두가 그를 알아볼 정도다. 오죽하면 그의 꿈 중 하나가 자신이 60살 되는 해, 아파트에 시계탑을 세우는 거라고.
“제가 환갑이 될 때쯤, 그 아파트와 인연을 맺은 지 얼추 30년이 되거든요. 어찌 보면 지금의 제가 있는 건 이곳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 덕분이니까요. ‘구몬학습 최재성’이라고 이름을 새겨서 멋진 시계탑을 하나 선물하고 싶어요.”
아파트는 학부모들간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어서 사소한 문제도 순식간에 퍼져나가기 일쑤다. 그래서인지 그는 다른 어떤 성과보다도 이렇게 긴 세월 이곳을 관리하는 걸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구몬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은 당연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심지어 그 인연을 끊고자 하는 사람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저는 그 누구도 ‘적’을 만들지 않아요. 어쩌면 이게 바로 꾸준함의 비결일지 몰라요. 비단 회원 및 학부모와의 관계에서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구몬선생님의 경우 관리자, 다른 선생님들과의 관계를 잘 맺어야 일도 잘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동료들과 사이가 나쁜데 일을 잘하는 선생님은 본 적이 없습니다. 동료와 사이가 안 좋은 선생님들이 꼭 회원, 학부모와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회원, 학부모, 동료 모두와 좋은 관계를 맺으면 일터가 행복해지고, 일을 더 잘하고 싶어져요. 꾸준한 성과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죠.”
지금이 바로 내 인생에 최고의 순간
최재성 선생님은 29세다. 구몬선생님 경력만 23년차인데 29세라니. 사실 실제 나이가 아닌 인바디로 측정한 그의 신체나이다. 그만큼 그는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매일 헬스와 필라테스를 하고, 직접 요리해서 도시락을 싼다. 아무리 바빠도 끼니는 거르지 않는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잖아요. 아이들에게 가장 멋진, 동경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지금도 제가 충분히 멋져보일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이 바로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자 전성기라는 마음가짐으로 적어도 60세까진 청년처럼, 누구에게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많은 것을 이뤘지만, 아직도 이루고 싶은 꿈이 남았을까. 인터뷰를 정리하며 마지막 질문을 던지자 그의 눈동자가 다시금 빛났다.
“저의 회원들을 ‘멋진 도전자’로 만들고 싶어요. 아이들 모두가 우수회원에 도전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자신의 인생을 즐겁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제가 든든한 후원자가 돼줘야죠.”
그는 가끔씩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나가면 꼭 하는 말이 있다. ‘즐겁지 않으면 알 길이 없다.’ 이는 곧 그의 ‘가르침 좌우명’이기도 하다. 30초마다 아이를 웃긴다는 그, 이제와 생각해보니 나 또한 인터뷰를 하는 내내 30초마다 입꼬리를 올렸다. 그가 소개해준 손인형, 하이파이브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정작 최재성 선생님 스스로는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유난히 보는 이를 기분 좋게 만드는 그의 미소와 상냥함이 상대방을 웃게 하는 결정적 이유임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