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5년 차인 구몬 강남지국 이호철 선생님은 관리하고 있는 성인회원만 30명이다. 세월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내공 위로 성인회원과 특별한 추억을 더해가고 있는 이호철 선생님. 그와 이야기 나눠봤다.

진행 / 글 _ 장홍석 / 사진 _ 김흥규


 




 

어떻게 교원과 인연을 맺게 됐나요?
1994년도에 처음 일을 시작했어요. 당시 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이었는데, 저보다 10살 정도 많은 선배가 구몬학습 지구장을 하고 있었어요. 본인이 관리하던 선생님이 결혼 후 외국으로 떠나면서 급하게 채용이 필요했었나 봐요. 2~3일 정도만 도와달라고 부탁해서 시작하게 됐죠. 제가 성당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있었거든요.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노래 부르는 게 익숙해서 그런지 재미있었어요(웃음). 게다가 수업이 없는 오전시간은 제 맘대로 조절해가며 생활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고요. 그때 당시에 대기업 월급이 50만 원 정도였는데, 100만 원 가까운 수입이 생기니까 더욱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웃음).

성인회원을 많이 만난다고 들었어요.
제가 관리하는 회원이 134명 정도 되는데, 그 중 30명이 성인회원이에요. 사실 성인회원은 예전부터 조금씩 있었어요. 단, 예전에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았죠. 어렸을 때 한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분들께서 학습지로 공부하려고 많이 찾아오셨어요. 지금처럼 본격적으로 성인회원을 관리하기 시작한 지는 한 4~5년 됐습니다. 대부분 일본어나 중국어와 같은 외국어를 공부하기 위해서 시작하죠. 지금까지 제가 관리했던 성인회원들을 되짚어보니 300명 가까이 되더라고요. 제가 청담, 논현지역을 관리하다 보니, 성인회원을 만날 기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이 일대에 회사가 몰려있어서 직장인들이 정말 많거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성인회원을 소개해주세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은 칠순에 가까운 할머니에요. 처음 그분을 뵀을 땐 1, 2, 3, 4는 물론이고 ㄱ, ㄴ, ㄷ, ㄹ 자체를 전혀 모르셨어요. 전화번호를 봐도 숫자를 읽지 못해서 번호를 통째로 외우셔야 했죠. 오죽했으면 집에 오는 전단지를 읽는 게 소원이라고 하셨어요. 집 앞에 붙어있는 전단지를 봐도 어떤 내용인지 모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닭 그림이 있으면 ‘치킨집 전단지구나’라고 생각하셨대요(웃음). 저와 함께 1년 반 정도 공부한 후엔 한글도 다 떼고 신문도 혼자 읽으셨어요. 물론 완벽하진 않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당연하게 느끼는 것들을 할머니도 누릴 수 있게 됐죠. 그 외에도 떠오르는 성인회원들이 많아요. 한 회원은 이직해서 제가 관리하는 지역이 아닌 곳으로 떠났는데도, 저를 찾아왔어요. 그런 회원들을 볼 때마다 뿌듯하고 감사하죠.


 

“나이가 들수록 성취감을 느끼거나 칭찬받을 일이 줄어들잖아요.
성인회원들은 학습지를 통해서 소소한 성취감과 여유를 느끼는 것 같아요.”



 

유아회원과는 또 다른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유아회원과 달리 성인회원은 오랜 시간 공부하는 경우가 드물어요. 보통 6~10개월 정도만 공부하는 분들이 많죠. 그래서인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성인회원을 볼 때마다 무척 뿌듯해요. 성인회원 특성상 수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특히 직장인들은 야근이나 출장 등으로 인해 시간을 내기 어려울 때가 많거든요. 만나기가 힘들다 보니, 교재만 전달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회원들의 경우 직접 만나진 못하지만, 수시로 연락하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요. 그렇게 교재만 받으면서도 몇 년씩 공부하시는 분들을 보면, 큰 보람을 느껴요. 저도 더 열심히 소통하려고 노력하게 되고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직장인들의 경우 회사 내 휴게실이나 회의실에서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한번은 직장인 회원을 가르치다가 입소문을 타고 그 회사의 여러 직원들을 가르쳤던 적이 있는데요. 제가 가르치던 분들끼리 눈이 맞아서 결혼한 적도 있어요(웃음). 회사에서 수업하면 아무래도 복장이나 목소리를 더 신경 쓰게 되긴 하지만, 편한 점도 많아요. 한
공간에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회원들이 오니까요(웃음). 카페도 마찬가지예요. 퇴근 이후에 수업하는 성인회원들은 대부분 카페에서 만나는데요. 커피 한 잔 시키고 앉아있으면 시간대별로 회원들이 저를 찾아와요. 오히려 일일이 방문해야 하는 유아회원보다 훨씬 편하죠(웃음).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의외로 성인회원들도 사은품으로 제공되는 연필이나 지우개 등을 무척 좋아해요. 성인회원들은 직접 홈페이지나 SNS를 검색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벤트, 인센티브 등에 관심이 많거든요. 저에게 이번엔 이런 선물을 주시는 거냐며 먼저 물어보는 경우도 많죠(웃음).


유아회원과 성인회원을 관리할 때, 다른 점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회원들을 혼내는 편은 아니지만, 성인회원들을 대할 땐 조금 더 조심하게 돼요. 교재 밀렸다고 다 큰 성인을 혼낼수는 없잖아요(웃음). 너무 밀려서 살짝 말씀을 드리면, 어느 순간부터 교재만 넣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는 결국 그만하겠다고 말씀하시죠(웃음). 부모님과 소통하는 유아회원과 달리 성인회원은 직접 연락해야 하니까 더 조심스러워요. 아무래도 의상이나 외모도 더 신경 쓰게 되고요. 사실 수업 자체는 유아회원이 더 힘들어요. 제가 목소리 톤이 굉장히 낮은 편이거든요. 그런데 유아회원을 만나면 우선 목소리부터 한 톤 높여야 하죠. 아이도 아이지만 수업하는 목소리가 학부모님에게도 들려야 하거든요. 이 목소리로 동요도 발랄하게 불러야 하고요(웃음).

성인들이 학습지를 찾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와 함께하는 성인회원의 대부분은 외국어를 공부하기 위해서 학습지를 시작해요. 해외여행 갔을 때, 한 마디라도 더 알아들으려고 찾아오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사실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려면 학원에 다니는 게 훨씬 효과적이에요. 그런데 직장과 학원을 병행하기는 어렵잖아요. 시간과 돈을 고려하면, 학습지는 가성비 최고의 공부법이죠. 성인회원을 상담할 때 나중에 큰맘 먹고 학원에 다니더라도, 학습지를 통해 기초를 쌓아놓으면 훨씬 쉽게 공부할 수 있다고 말씀드려요. 구몬학습은 스몰스텝식 구성이라 기초를 다지기에 제격이니까요.


  




  

'학습지를 해볼까?'라고 고민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유아회원은 ‘한글을 다 외워야겠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이 부분은 완벽하게 공부해야겠다’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지만, 성인회원은 아니거든요. 관심이 있다면, 처음에는 취미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해보시는 게 좋아요. 대부분의 성인회원이 기초부터 공부해요. 그래야 취미처럼 부담 없이 풀 수 있거든요. ‘학창시절에는 왜 이렇게 재미있게 공부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든데요(웃음). 제가 일부러 성인회원들의 학습지는 더욱 크게 100점이라고 쓰고, 동그라미도 쳐서 드리거든요. 나이가 들수록 성취감을 느끼거나 칭찬받을 일이 줄어들잖아요. 학습지를 통해서 소소한 성취감과 여유를 느끼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 혹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동료들과 함께 ‘단계별 성인회원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유아회원과 성인회원은 단계별로 짚어줘야 하는 학습 포인트가 조금씩 다르거든요. 성인회원들이 조금 더 재미있게 공부하고, 저희도 관리할 때 더욱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제작하는 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슬슬 마무리를 생각할 나이가 됐어요.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보다 잘했던 선생님으로 남고 싶어요. 지국과 동료들에게 도움이 됐던 구몬선생님으로 남기위해 더욱 열심히 해야죠. 물론 앞으로도 건강하게, 가능한 오래도록 구몬선생님으로 일할 거예요(웃음)!

 

<교원가족 2018.6호>에서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교원소통지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