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교원人ssue ] 떠나라 남겨라 그리고 기억하라

인재채용팀 2018. 5. 2. 15:18

위즈관리팀 유지연 대리는 여행 블로그 ‘대책없이, 여행’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여행기’를 포스팅하고 있다고.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의 블로그에선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졌을까.
진행 _ 김건희 / 글 _ 장홍석 / 사진 _ 김흥규


 

 

 

 

 


 

어떻게 교원과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첫 직장을 8년 정도 다녔어요. 잠시 쉬다가 1년 전쯤 교원위즈에 입사하게 됐죠. 지금은 위즈관리팀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대학교에서 회계학과를 전공했거든요. 여행을 좋아해서 뭔가 자유분방할 것 같지만, 저에겐 회계 업무가 잘 맞아요. 친구들이랑 만나면, 총무는 늘 제 담당이에요(웃음).

‘대책없이, 여행’은 어떤 블로그인가요? 블로그 자랑을 해주세요.
직접 촬영한 ‘여행사진’을 올리는 블로그에요. 제가 여행 다니면서 촬영한 사진과 느꼈던 것들을 포스팅하고 있죠. 2006년에 블로그를 오픈 한 이후, 어느덧 누적 방문자 수가 46만 명을 넘었어요.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가끔식 제 블로그를 사고 싶다는 연락을 받기도 해요. 블로그의 한 카테고리를 광고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지 묻더라고요. 연락을 받을 때마다 감사하지만, 저는 블로그를 부담 없이 자유롭게 운영하고 싶거든요. 제 이야기로만 채워가고 있어요.

블로그 운영과 사진 촬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30번째 생일날, 아빠가 선물로 DSLR 카메라를 사주셨어요. 원래는 간편하게 촬영할 수 있는 작은 카메라를 원했는데, 좋은 카메라가 생기니까 배워보고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사진동호회를 나가면서, 카메라에 대해 공부했죠. 처음에는 자연사진을 촬영했어요. 아마 카메라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 공감할 거예요. 일출이나 야경을 멋지게 촬영하고 싶거든요(웃음). 그런데 동호회 사람들과 촬영을 다녀오면, 결과물이 다 비슷하더라고요. 처음 가본 곳에서 저만의 느낌으로 촬영했는데, 다른 사람과 비슷한 결과물을 보니까 뭔가 아쉬웠어요. ‘나만의 사진’을 갖고 싶었죠. 마침 제가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하니까 혼자 여행 가면서 사진을 찍고, 그것들을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시작했어요.


 



유지연 대리 블로그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유지연 대리의 블로그로 연결됩니다)

 

블로그 닉네임이 ‘기린(KIRIN)’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맥주를 좋아하는데요. 일본의 기린(KIRIN) 맥주가 떠올라서 기린이라고 닉네임을 지었어요. 카스 · 하이트 · 아사히 등의 다른 맥주 브랜드 이름은 닉네임으로 어색하지 않나요(웃음).

블로그 소개 글에 ‘여행은 언제나 돈이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다’라는 문구가 있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카드 결제의 용기를 말하는 거예요(웃음). 여행은 우선 저질러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여행을 가요. 국내는 경주 · 부산 · 제주도와 같이 1박으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을 자주 가요. 이번 주에도 스위트호텔 경주에 갈 예정이에요. 해외는 일본이나 동남아처럼 가까운 곳을 자주 가는 편이고요.

한 달에 한 번씩 여행 가면,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나요?
사실 제 물건 중에 이 카메라가 가장 비싼 거예요. 저는 먹는 것에도 욕심이 없거든요. 여행 가서도 책을 읽거나, 작은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죠. 사람들은 대부분 재테크를 하거나 자기계발에 투자하잖아요. 저는 여행을 다니면서 보고 느끼는 것들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직장생활, 여행 그리고 블로그 운영까지. 정말 바쁠 것 같아요.
보통 출근시간 한 시간 전에 회사에 도착해요. 그리고 회사 앞 커피숍에 들러 사진을 정리하고 포스팅을 하죠. 여행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금방 잊어버리면, 아깝잖아요. 보통 여행 가면 사진을 300~400장 정도 촬영하거든요. 그 사진들을 다시 보면서 정리하면, 현장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고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요. 힘들다고 생각하면 이렇게 못하겠죠. 재미있어서 하는 거예요. 그리고 블로그 덕분에 직장 생활에 힘을 많이 얻어요.

어떤 점이요?
일을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생활을 일에만 몰입하면 오히려 능률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한 달에 한 번 여행을 다녀오고,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순간만큼은 잠시 제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것 같아요. 여행과 블로그가 직장생활의 활력소가 되죠. 간혹 여행 가려고 직장을 다니냐는 분들이 있는데요. 정반대에요. 직장을 열심히 다니기 위해 여행도 가고 블로그도 하는 거죠(웃음). 저도 바쁠 땐 정신 없어요. 특히 연말에는 정산업무가 몰려서 꼼짝 못해요(웃음).


  



유지연 대리가 일본 여행 중 직접 촬영한 사진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교원위즈에 입사한 후에 느낀 건데, 교원 가족들은 정말 좋은 것 같아요(웃음). 여행다니고 블로그 운영하는 것들을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는데, 다들 응원해주세요. 아마도 제가 일을 잘해서 그런 거겠죠(웃음)?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니, 지인들이 여행가기 전에 많이 물어봐요. 그러면 제가 다녀온 여행지를 추천해주거나, 블로그의 사진을 보여주며 함께 여행 계획을 세우죠. 제가 촬영한 사진을 보고 돌이나 결혼식의 스냅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도 많이 받아요. 그럴 때마다 촬영한 사진들을 예쁜 앨범으로 축의금 대신 만들어 선물로 줬어요. 처음에는 스스로도 재미있어서 열심히 했는데, 이제는 너무 힘들어서 돈을 좀 받아볼까 생각 중이에요(웃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블로그 운영 초반에 일본의 교토에 푹 빠졌던 적이 있어요. 1년에 네 번 정도 갔죠. 한번은 필름카메라로 교토 사진을 촬영해서 포스팅했는데, 어떤 대학교수님이 제 사진을 수업자료로 써도 되겠냐고 문의해주셨어요. 너무 신나서 얼마든지 사용하시라고 말씀드렸죠(웃음). 책도 냈어요.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글쓰기를 배워보고 싶어서, 3년 전쯤에 한 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여행작가 교육을 수강했거든요. 그때 만난 교수님의 추천으로 뜻이 맞는 몇몇 분들과 함께, 《나홀로 푸드 트립》이라는 책을 냈어요. 혼자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기 좋은 일명 ‘혼밥혼술’의 가게들을 정리해 놓은 책이에요. 책 쓸 때,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주말마다 네 끼씩 먹었거든요. 그때 살이 엄청 쪘었죠(웃음).


 


 

블로그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조언해주세요.
당연한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성실해야 해요. 저는 여행을 다녀오면 월수금마다 포스팅을 해요. 자신만의 포스팅 스케쥴을 정해서 운영하는 게 좋죠. 한 가지만 더 조언하자면, 절대 좌절해선 안 돼요. 방문자가 적거나 사람들의 반응이 시시하면 금방 좌절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분들에겐 ‘작심삼일’ 방법을 추천해요. 예를 들어 여행이라는 주제를 정했다면, 여행 다녀온 뒤에 삼일까지는 열심히 포스팅해보세요. 그리고 쉬었다가 다음 여행을 다녀온 뒤 또다시 삼일간 열심히 하는 거죠. 이렇게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블로그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제가 다른 사람이 포스팅한 여행사진을 보면서 ‘정말 가보고 싶다’라고 느꼈듯이, 제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저와 같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제가 요즘에 여행 다녀왔던 내용을 바탕으로 일본 규슈의 가이드북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일 년에 한 번씩 가이드북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단순히 취미차원을 넘어서 한 단계 전문적인 이력을 쌓는거죠. 이렇게 사보에 공개한 만큼 교원 가족 여러분도 제 블로그에 많이 놀러 와주세요(웃음)!

 

<교원가족 2018.5호>에서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