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마음읽기] 마음의 면역력을 키우세요

인재채용팀 2016. 7. 20. 12:28

우울은 마음의 감기라고들 한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 이상 경험하는 감정이라는 뜻에서 하는 얘기이지, 힘들지 않다는 것도 대수롭지 않다는 의미도 아니다. 감기에 자주 걸리지 않도록 면역력을 키우고 감기 증상이 오래가지 않도록 빨리 치료해야 하듯이, 우울감에 대해서도 면역력을 키우고 그 감정에 오래 머물러있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 _이현주 / 일러스트 _최은영

 

"요즘 밤에 잠이 잘 안 옵니다. 자려고 누우면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정신이 오히려 더 말똥말똥해지네요. 내일 해야 할 일, 이번 주에 처리할 일들, 그리고 그와 관련해서 주의해야 할 일들에 대한 생각에 머리가 한가득입니다. 이번 달에 목표한 성과는 맞춰야 하는데, 혹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면 어쩌나 염려가 되요. 꼼꼼하게 챙기고 있는데, 이렇게 해도 변수가 생길까 봐 조마조마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이지 회의가 들었습니다. 일한다고 아이들을 잘 챙겨주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밖에 나와서 무슨 큰 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안팎으로 종종거리고 다니면서 여러 사람 힘들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집에 가서 아이들한테 잘해줘야 하는데 괜히 짜증내고 칭찬도 많이 못해주는 것 같습니다. 좋은 엄마가 되어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제 마음이 자꾸 지쳐갑니다."

 


 

[내 마음 읽어보기]

 

반드시, 꼭, 어떻게 해서든, 이것만은 이루어야 한다는 마음
성과와 경쟁이 중요한 직장에서 높은 기준을 두고 그것을 향해 매진하는 것은 적절하고 바람직하다. 하지만 목표의식이 지나칠 경우, 목표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지나친 긴장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적당한 긴장감은 목표 수행에 필요한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우고 주변의 저해 요인을 미리 조절하여 성과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긴장감이 지나치면 생각이 좁아지고 유연함은 저하되어 사소한 것에 집착하거나 쉽게 불안하고 우울해진다. 불안에 사로잡히면, 자신이 지닌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효율성은 저하되니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목표달성은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마음’이 아니라, 그 마음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행동’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금 당장 구체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머리 속에 가득 찬 불안하고 우울한 생각은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주어진 역할을 모두 잘해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
우리에게 주어진 여러 역할을 동시에 모두 잘해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예를들면, 업무를 하면서 가사와 육아를 다 잘해낸다는 것은 우리의 지향점이 될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우먼이나 할 수 있을 법한 목표와 책임감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다 보면 몸과 마음은 당연히 지칠 수 밖에 없다.
직장에서 혹은 가정에서 내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은 늘 분주하고 긴장을 풀기 어렵다.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해 반성하고 개선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만, 반성과 인정과 지지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긴장을 풀기 어렵고 마음은 팍팍해지기 마련이다.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는 ‘내가 해야 할 의무’가 아니라 ‘내가 하고 있는 현재’에 집중하고, ‘미처 해내지 못한 것’을 반성하기 보다는 ‘내가 해낸 것’에 대해서 인정하고 스스로를 칭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정된 시간에 여러 역할을 다 잘해낼 수는 없음을 기억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것과 노력한 것들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격려해보자.

 

이현주 : 고려대 심리학 석·박사 과정을 마친 임상심리전문가로, 이후 미국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MBA를 취득했다. 병원 정신과에서 임상심리학자로 일하며 대학에서 강의했고, 삼성전자에서 인사팀 차장, 열린상담센터 센터장, 여성상담소 소장을 역임한 후에 현재는 KPAC(한국인성컨설팅) 이사로 재직중이다.


 

<교원가족 2016.1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